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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폐색전증성 폐고혈압, “다학제 진료가 옳았다”

2024-08-22 HaiPress

만성폐색전증성 폐고혈압 치료에 다학제 진료가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만성폐색전증성 폐고혈압이란 폐혈전이 폐혈관에 장기간 축적돼 약물로는 더이상 녹지 않을 만큼 굳어버려 폐동맥 압력이 높아진 상태를 말한다. 이를 치료하지 않으면 우심실부전을 유발해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장성아·양정훈·박택규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만성폐색전증성 폐고혈압 치료에 수술과 시술을 결합한 다학제 진료를 적용한 결과 진단율이 상승하고 예후가 개선됐다고 22일 밝혔다.

만성폐색전증성 폐고혈압은 중증 난치성 질환으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지만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30~50명 정도로 희귀한 탓에 진단받는 경우가 드물다. 늦게나마 병을 발견해도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삼성서울병원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2015년 12월 다학제팀을 구성했다. 다학제팀은 전문 분야에 따라 진단치료관리팀(장성아 교수)과 경피적 폐동맥혈관성형술 시술팀(양정훈·박택규 교수),심장외과(정동섭 교수),호흡기내과(김호중·박혜윤 교수)가 합류했다. 중환자의학과와 영상의학과(김민영 교수),핵의학과(조영석 교수),소아청소년과,진단검사의학과 등 유관 부서도 힘을 모았다. 이들은 혈관용 풍선을 이용해 좁아진 폐혈관을 넓혀주는 시술(경피적 폐동맥혈관성형술)을 해외에서 도입해 돌파구를 찾았다.

다학제 진료를 도입한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삼성서울병원이 개원한 1994년부터 2015년까지는 연평균 2.1명,총 38명을 치료한 데 그쳤다. 반면 다학제팀 도입 이후 지난 7년 동안 치료한 환자 수는 연평균 17.9명,총 125명이다. 진단이 표준화되면서 만성폐색전성 폐고혈압 환자를 용이하게 감별한 덕분이다.

치료 결과도 향상됐다. 다학제팀 도입 후 치료한 125명의 경우 진단 당시 60%이상이 심부전 수준 평가가 3~4단계에 해당했다. 3단계부터는 가벼운 활동만으로도 숨이 차는 등 일상생활 제약이 크다. 4단계에선 활동 자체가 제한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다학제 진료 이후엔 전체 환자의 90%(113명)가 1,2단계로 호전됐다. 특히 전체 환자의 절반(63명)은 호흡 곤란과 같은 증상이 아예 사라졌다.

수술에 따른 합병증도 줄었다. 기존에는 수술 환자의 약 39%가 우심방 부전 등의 합병증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다학제 진료 이후에는 12.5%로 크게 줄었다. 병원내 사망률도 1.6%로 미국과 유럽 내 전문센터와 유사하게 낮아졌다. 앞서 예후 개선을 위해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이 미국과 독일 병원에 방문해 수술 기법을 업그레이드한 게 주효했다.

장성아 폐고혈압센터장은 “만성폐색전증 폐고혈압의 치료 길이 서서히 열리면서 다학제팀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며 “다학제 진료의 임상적 근거가 확인된 만큼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정책적,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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