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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기댈건 가족뿐 … 그 소중함 일깨우는 연극

2025-01-26 HaiPress

추리소설 원작 '붉은 낙엽'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비극


가족 소통의 중요성 깨달아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 원작


서로 상처 위로하는 자매 그려

가족 간 소통의 중요성을 다룬 연극 '붉은 낙엽'. 라이브러리컴퍼니

가족의 가치를 주제로 하는 연극이 관객을 만나고 있다. 한 작품은 가족 간 소통의 중요성을,다른 작품은 깊은 상처를 품고도 진하게 피어나는 가족의 정을 다룬다. 두 작품 모두 동아연극상 작품상,신인 연출상 등을 받은 이준우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다.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 중인 '붉은 낙엽'은 평화로운 가정이 갑작스러운 사건으로 해체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막이 열리면 잎사귀가 붉은 나무들이 늘어선 아름다운 저택이 등장하고 등이 굽은 노쇠한 남자가 쓸쓸한 표정으로 과거를 회상한다.


사진관을 운영하는 에릭(김강우·박완규·지현준)은 교사인 아내 바네사(김원정),아들 지미(이유진·장석환·최정우)와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지미가 다소 내성적이고 친구가 없는 외톨이라는 점을 빼면 큰 문제가 없는 가족이지만 비극적 사고에 휘말리며 위기를 맞는다. 지미가 아끼던 이웃집 여덟 살 여자아이 에이미(장승연)가 갑자기 실종된 것이다. 경찰은 사고 당일 에이미와 있었던 지미를 용의자로 지목하고,에이미의 행방이 계속 밝혀지지 않으면서 이야기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추리소설가 토머스 H 쿡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붉은 낙엽'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사건의 실마리를 조금씩 풀어낸다. 범인을 쫓는 형사 피크(구도균)가 수사망을 조여오고,에이미의 어머니 카렌(하지은)은 지미를 의심하며 에릭과 바네사를 압박한다. 범죄 경위는 드러나지 않고 반전에 반전이 이어진다.


'붉은 낙엽'에서 강조되는 것은 가족 간의 소통이다. 에릭은 사건을 헤쳐 가는 과정에서 수십 년간 몰랐던 형 워런(권태건)과 아버지 빅터(선종남),죽은 어머니의 비밀을 알고 회한에 빠진다. 가족이 어떤 사람인지,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며 충격을 받는다. 에릭은 문제의 실종사건에서도 아들 지미를 도우려고 하지만 지미와도,아내 바네사와도 속마음을 나누지 못하고 가족의 균열이 계속 커지는 것을 목도한다.


'붉은 낙엽'은 무대미술이 아름다운 연극이다. 무대에는 여러 그루의 나무가 서 있고 자택 안에도 줄기가 돋아나 가지가 천장을 뚫고 뻗어 있다. 나무에 가득한 붉은 잎사귀들은 에릭 일가에 잠재한 비극을 선명하게 나타내는 것으로 느껴진다. 연극이 진행되면서 잎사귀들은 낙엽으로 떨어지고 저택 안팎의 무대에 쌓이며 스산하고 불길한 느낌을 더한다. 3월 1일까지 공연.


진하게 피어나는 가족의 정을 다룬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 라이브러리컴퍼니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깊은 상처를 가진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서 만개하는 끈끈한 가족애를 다룬다.


아버지가 외도로 떠난 결손가정에서 자란 세 자매 사치(홍은희·한혜진·박하선),요시노(유이·임수향·서예화),치카(강해진·류이재·소주연)는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이복 여동생 스즈(설가은·신예서·유나)를 처음 만난다. 어릴 적 친어머니를 잃었고 이제는 아버지 없이 새어머니와 살아야 하는 스즈의 처지가 마음에 걸린 세 자매는 스즈에게 함께 살자고 제안하고,네 사람은 한집에서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살가운 가족으로 거듭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인물들의 개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15년 차 간호사로 책임감이 강한 맏언니 사치,연애에 관심이 많은 푼수 은행원 요시노,장난기가 많은 스포츠용품점 직원 치카,뛰어난 축구선수이지만 수줍고 배려심 깊은 막내 스즈 등 인물의 특색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스즈를 좋아하는 순수한 소년 후타(이윤서·유석현·이주원),느닷없이 찾아와 사치의 속을 뒤집는 철없는 엄마 미야코(이정미·김정영) 등 주변 인물의 색깔도 생생하게 강조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자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동명 영화가 원작으로,고레에다 감독의 영화 중 최초로 공연화된 작품이다. 원작 영화는 칸 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이며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3월 23일까지 공연.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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