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5 HaiPress
3월 3일부터 예약판매..13일 정식 출간
교황 희망
“때가 되면 저는 성 베드로 대성전이 아닌 성모 대성전에 묻히게 될 것입니다. 바티칸은 제가 마지막으로 봉사하는 집일 뿐,영원한 안식처는 아니니까요. 지금은 촛대를 보관하는 방으로 쓰이는 곳,제가 늘 의지하고 교황 재임 중에 백 번도 넘게 은총의 품에 안겼던 평화의 모후 곁에 잠들 것입니다. 그렇게 저를 위한 모든 장례 준비는 끝났다고 합니다. 교황 장례 예식이 너무 성대해서 담당자와 상의하여 간소화했습니다. 화려한 장례 제대도,관을 닫는 특별한 의식도 없애기로 했습니다. 품위는 지키되,다른 그리스도인들처럼 소박하게 치르고 싶습니다.”
병상 투혼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89)의 첫 공식 자서전 ‘희망’이 3월 13일 국내 출간된다. 이 책을 번역출간한 가톨릭출판사는 “3월 3일부터 온라인 서점을 통해 사전 예약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교황이 6년간 직접 집필한 첫 공식 자서전은 지난달 역사상 최초의 교황 자서전으로 전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동시 출간됐다. 교황의 행보와 그 뿌리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이자 젊은 시절 자신의 실수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반성하는 인간적인 성찰도 돋보인다.
교황은 책에서 “우리는 젊은이들을 판단하기에 앞서 그들에게 먼저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그들의 절실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은 것,진지하게 대하지 않은 것,가슴에 불을 지피지 못한 것”이라는 말을 전하며,불안하고 유동적인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젊은이들과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진심을 담아 용기와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책 제목을 희망이라 붙인 데 대해선 “진정한 희망이란 어둠 속에 갇히지 않고,과거에 발목 잡히지 않으며,현재에 안주하지 않고,내일을 밝게 바라볼 줄 아는 마음의 힘”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의 번역을 위해 서울대교구 이재협 신부와 ‘바티칸뉴스’ 한국어 번역팀이 참여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교황으로 즉위해 2014년 한국을 방문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 제일 처음 한국을 찾을 정도로 교황과 대한민국의 인연은 각별하다. 특히 교황은 ‘가난한 이들의 교황’으로 불리며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들을 돌보는 데 힘쓰고 있으며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늘 겸손하고 소탈한 모습으로 공감과 소통의 리더십을 펼치고 있다.
교황은 책의 마지막에 자신을 “한낱 지나가는 발걸음”이라고 표현하며,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느님의 종들의 종”으로서 더 나은 길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다짐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 등 전 세계에서 크고 작은 분쟁과 위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희망’을 찾아야 한다고 교황은 강조하고 있다.
위중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쾌유를 기원하는 미사가 지난 24일 교황의 모국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렸다.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