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9 HaiPress
중국산 전기버스 <사진=매경DB> ‘4억원’ 대 ‘1조2000억원’. 전기버스 시장을 두고 한국과 중국이 각각 상대국으로부터 거둬들인 수출 성적표다. 2017년부터 한국은 고작 2대분의 물량을 중국에 수출한 반면,중국은 무려 5260대분의 물량을 한국으로 실어 날랐다.
시장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중국산 전기버스는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중국산 전기버스의 국내 시장 점령이 사실상 예고된 참사에 가깝기 때문이다.
전기차와 관련된 불공정 무역 문제는 수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중국은 자국산 배터리를 장착하지 않은 한국산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지 않으며 무역장벽을 세워왔지만 우리는 국내산과 수입산에 동등한 조건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시장을 내줬다.
지난해 정부는 배터리 재활용 가치가 큰 전기차에 보조금을 더 주기로 하며 중국의 주력 상품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에 불이익을 줬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산 전기버스 수입액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정책적인 효과를 크게 보지는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중국산 전기버스가 한국 시장의 60~70%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저가로 무장한 중국산 전기버스에 밀려 현대자동차와 KGM커머셜,우진산전 등 국내 전기차 기업들은 국내 시장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중국산 완제품의 국내 시장 침투는 전기버스뿐만이 아니다. 서빙 로봇과 로봇청소기,드론 등 우리 생활 곳곳에서 중국산 제품이 국내 기업 제품들을 밀어내고 있다.
산업 전문가들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종식과 ‘트럼프 라운드’ 등장에 맞춰 국내 산업 보호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자유무역의 복원을 무작정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리도 변화하는 무역환경에 발맞춰 국내 산업 보호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얘기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일찌감치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통해 자국 시장 보호에 시동을 건 상태다. 지나친 국수주의는 경계해야 하겠지만 적어도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어주려는 노력이 늦어져 ‘만시지탄’으로 끝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유준호 경제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