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3 HaiPress

BTS 컴백 라이브 공연 광화문 현장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티켓은 구하지 못했다. 하지만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하고자 수많은 아미들이 모인 광화문으로 향했다.
지난 21일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컴백 공연을 열었다.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린 만큼 뉴스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물론 버스 전광판과 거리 광고까지 BTS 소식으로 뒤덮였다.
방탄소년단이 완전체로 무대에 선 것은 2022년 10월 ‘옛 투 컴 인 부산’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군 복무로 생긴 공백 이후 처음 다시 모였다는 점에서 팬들에게 의미가 컸다. K팝 가수가 광화문광장에서 단독 공연을 연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아미 환영해” 보랏빛으로 물든 서울

글로벌 아미를 환영하는 명동 전광판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공연은 토요일 하루였지만 이번 주는 그야말로 ‘BTS 주간’이었다. 광화문을 비롯해 명동 일대에는 글로벌 아미를 맞는 보랏빛 행렬이 이어졌다. 명동 거리 일대는 ‘웰컴 아미’ 전광판으로 가득 채워졌다.

서울 뚝섬한강공원 BTS 드론쇼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앨범을 공개한 20일에는 서울 주요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미디어 퍼사드와 드론쇼 같은 오프라인 행사도 열렸다.
공연 당일 현장은 축제 그 자체였다. 보라색 옷을 맞춰 입은 팬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보라색 한복을 입은 글로벌 팬들을 포함해 각자의 방식으로 팬심을 드러냈다.

BTS 팬들을 환영하는 광화문 세븐일레븐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팬들과 함께 광화문 상권도 신났다. 가게마다 보라색 풍선과 조명을 걸고,‘글로벌 아미 환영’ 문구를 내걸었다. BTS 관련 상품을 따로 모아 진열하거나 보라색 물품을 전시한 곳도 있었다.
일부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두고 유난이라고 말하기도 했지만,BTS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에게는 좋은 볼거리였다. 현장에 별도 체험 부스나 팝업이 많지 않았던 만큼 거리의 분위기가 오히려 재미를 더했다.

한국관광공사X한국콘텐츠진흥원이 글로벌 팬들을 대상으로 홍보부스를 운영했다.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네팔에서 왔다는 부디마야 씨는 “5시간 전부터 기다리고 있다. 규모가 큰 공연이라 기대가 크다”며 “네팔에서도 BTS 인기가 높다. 여기 온다고 하니 친구들이 많이 부러워했다. 전 세계 아미가 모여서 뭉클하고 새로운 친구도 사귀었다”고 말했다.
인파 관리 최우선… 최대 26만명 대비한 현장

오후 5시,광화문역 뒷편에 자리를 잡은 팬들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공연 현장에 간다고 하자 지인들의 반응은 비슷했다. “조심해.” 마치 전장에 나가는 사람을 대하듯 걱정이 쏟아졌다. 만나는 사람마다 “사람이 너무 많다길래 전 안 가려고요”라고 말했다. 혹시 다들 같은 마음으로 발길을 돌려 한가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잠시 들었다.
같은 마음이었는지 실제로는 예상 방문객 26만명보다 훨씬 적은 약 5만명(서울시 추산)이 모였다. 그래도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만큼 광화문 현장에서의 우선순위는 인파 관리와 안전이었다.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앞에 자리를 잡은 팬들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공연 당일 오후 2시,광화문역 무정차의 마지막 열차를 탔다. 내리자마자 시작한 짐 검사는 광화문 일대에 들어가는 모든 사람이 대상이었다. 줄은 길었지만 대기 시간은 생각보다 짧았다. 경찰들이 엄청난 속도로 빠르게 검사를 진행했다.
보안 구역은 촘촘히 나뉘어 있었다. 한 번 들어가면 자유롭게 이동하는 구조가 아니었다. 구역을 옮길 때마다 검사를 반복해야 했다. 스탠딩 구역을 찾는 동안 네 방향을 돌며 다섯 번 가까이 검사를 받았다.
외국인 관람객이 대거 몰린 데다 중동 상황까지 겹치며 테러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 상황이었다. 현장에는 4800명의 경찰과 4000여 명의 질서 유지 요원을 배치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공무원 등 1만5000여 명이 종일 촉각을 곤두세웠다.

광화문역 뒷편 스크린을 찍는 방문객들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이날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린 곳은 무대 앞이 아니라 광화문역 뒤쪽이었다. 애초에 티켓이 없는 사람들은 아침부터 오지 않는 이상 무대 근처로 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당일 현장을 돌아다니며 여러 구역을 확인했지만 무대는 코빼기도 보지 못했다.
한곳에 사람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동선도 수시로 바뀌었다. 방금까지 들어갔던 곳이 막히는 경우가 많았다. 점점 뒤로 밀리면서 무대보다 뒤편이 점점 더 혼잡해졌다.

상대적으로 한산한 티켓존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무대에서 한참 떨어진 광화문역 뒤편에서는 스크린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티켓 구역 바로 옆 펜스에는 사람들이 가득 붙어 있었고 경찰은 “이동해 주세요,멈춰 있는 공간이 아닙니다”를 반복해 외쳤다.
무료 공연인 만큼 노쇼 좌석이 일부 보였지만 펜스 뒤쪽은 그야말로 전쟁 같은 아이러니한 풍경이 펼쳐졌다.
이번 공연에 대해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는 오후 8시 기준 광화문과 덕수궁 인근에 4만~4만2000명이 모였다고 발표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도 4만2000명 수준이다. 주최 측 하이브는 통신 3사 접속자와 외국인 관람객,알뜰폰 사용자를 반영해 약 10만4000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했다.
오후 8시,아리랑 울려 퍼진 광화문
끝없이 이어지던 기다림 끝에 그 순간이 왔다. 오후 8시 정각,첫 곡 ‘보디 투 보디’(Body to Body)가 흘러나왔다.

아미봉을 흔들고 응원하는 팬들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곡에 삽입된 민요 ‘아리랑’이 광장에 울려 퍼졌다. 전 세계 아미들이 보랏빛 ‘아미밤’을 흔들며 완전체를 맞았다.
공연에는 지난 20일 발매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에 수록된 신곡들을 비롯해 ‘다이너마이트’(Dynamite),‘버터’(Butter) 등 메가 히트곡까지 총 12곡이 이어졌다.
무대 연출도 눈길을 끌었다. 전통 문양인 건곤감리와 미디어 파사드를 결합해 한국적인 미를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의상 역시 조선시대 장군의 갑옷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바탕으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BTS 컴백 라이브 공연 무대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리더 RM은 공연 리허설 중 발목 부상을 입어 의자에 앉아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그는 “전환점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다. 답은 밖이 아니라 안에 있었다. 스스로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고민과 불안을 솔직하게 담아내는 것이 이번 앨범의 목표였다”고 말했다.
슈가는 “광화문을 가득 채워주신 아미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공연을 허가해준 서울시와 관계자,현장에서 고생한 경찰분들께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공연은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짧은 러닝타임에 대한 아쉬움은 남았지만,방탄소년단의 귀환을 전 세계에 알린 순간이었다.
이번 공연 ‘BTS 컴백 라이브: ARIRANG’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3억명 구독자에게 실시간 송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