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5 HaiPress
전기상용차용 109GWh 규모
고출력·고밀도 파우치형 납품
벤츠 이어 포드까지 수주
캐즘 극복위한 발판 마련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와 109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 상용차 배터리 셀·모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총 2건의 계약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2027년부터 2032년까지 6년간 75GWh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34GWh를 공급한다. 해당 제품은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전량 생산될 예정이다.
매출액은 계약상 공개되지 않았지만 셀 시장가격 등을 통해 추정해보면 보수적으로 13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109GWh는 대략 일반 전기차 기준 130만~140만대,전기 상용차 기준 100만대에 쓰일 수 있는 양이다. 특히 이번에 공급되는 배터리는 고출력·고에너지밀도가 특징인 삼원계 파우치형 배터리로 알려졌다.
포드는 글로벌 상용차 시장에서 대표 모델인 트랜짓(Transit)의 전기차 모델 '이-트랜짓(E-Transit)'을 선보여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번 배터리 공급계약 물량 대부분도 해당 모델에 탑재될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자동차 전문 리서치 업체 LMC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유럽 전기 상용차는 연평균 성장률이 약 36%에 달한다. 2030년 기준 유럽 상용차 시장 내 전기차 침투율은 50%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계약상 세부적인 계약금액과 공급 모델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며 "포드와의 대규모 배터리 공급계약을 통해 수주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폴란드 공장의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양사는 최근 연달아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양사는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해오던 포드 머스탱 마하-E용 배터리를 2025년 내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공장에서 만드는 데 합의한 바 있다. 또 지난해 초 튀르키예 앙카라 지역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했으나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존 LG에너지솔루션 생산공장에서 물량을 공급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한 바 있다. 최근 유럽 전기 상용차 시장 성장세가 가파른 가운데 이번 수주는 LG에너지솔루션이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돌파하는 데 큰 힘이 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자회사와 50.5GWh 규모 원통형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수조 원에 달하는 수주를 따낸 바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포드와의 이번 계약은 전기 상용차 시장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의 높은 기술 경쟁력과 혁신적인 제품 경쟁력을 증명한 사례"라며 "탄탄한 현지 생산능력을 적극 활용해 유럽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공고히 하고,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추동훈 기자 / 한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