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31 IDOPRESS
매출 쪼그라들며 대출 연체↑
국내법인 파산건수 사상최고
화장품ODM업계,中시장 공략
◆ 2025 신년기획-위기,대변혁 기회로 ◆
"지금 원화값 폭락 때문에 아우성이에요. 국내 정세까지 불안하니 소비심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위축돼 '멘붕' 상태입니다. 하루하루를 겨우 버텨나가고 있습니다." (제지 업체 대표 A씨)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경영 기반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고금리에 이어 고환율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해 파산한 국내 법인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을 정도다.
지난달 31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전국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745건으로 집계됐다. 2023년 전체 건수가 1657건인데,이미 뛰어넘은 셈이다. 같은 기간 법인 파산 선고가 인용된 건수는 1514건으로,전년 전체 건수(1302건)를 뛰어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1~2022년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은 법인 수가 800여 곳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기업 상황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금융 이용 및 애로 사항'을 조사한 결과,설문 참여 중소기업의 47.2%가 '올해 자금 사정이 악화했다'고 응답했다. 섬유업체 대표 B씨는 "매출 감소와 지속된 고금리 상황이 겹치면서 회사 경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중소기업의 대출 연체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7%로,2년 새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달러당 원화값이 1400원 후반대를 기록하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폭락한 것도 중소기업에는 부담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기술력 '비교우위'를 무기로 세계 시장을 두드리는 중견·중소기업도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강소 기업들이다.
국내 최대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코스맥스는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 대한 투자를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중국 상하이에 1300억원을 투자해 신사옥을 건립하기로 했다. 또 중국 화장품 회사 '이센'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아시아 최대 규모 화장품 공장 가동에 나섰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여전히 기술력 측면에서 중국 업체들을 압도하고 있다"며 "ODM 기업 특성상 중국 내 화장품 회사가 많아질수록 기회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K뷰티 열풍과 함께 K미용기기(뷰티 디바이스)에 대한 인기가 폭발하면서 국내 업체 원텍도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윤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