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2 HaiPress
코스피 박스권 장기화에 투자자 이탈 가속화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에 채권 가격 상승 전망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로비에 미국 주식 종목들이 표시돼 있다. (사진=매경DB)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가 다시 미국 주식과 채권을 적극 매수하고 있다. 코스피가 3100∼3200선 박스권에 갇힌 기간이 길어지고 세법 개정안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미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서학 개미는 미국 주식을 5억8980만달러(약 818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5월과 6월 두 달 연속 순매도세를 보였던 것과 달리 7월부터 분위기가 전환됐다. 7월 한 달동안 6억8496만달러를 순매수했고,특히 이번 달 들어서는 6거래일 만에 7월 월간 순매수량의 약 86%에 해당하는 규모를 채웠다.
서학 개미의 미국 투자 선회는 코스피 시장의 지지부진한 움직임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재명정부 출범 전 2000 중반대였던 코스피는 지난달 14일 3200선을 터치했지만 이후 3100∼3200선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답답한 횡보장 속에 동학 개미들은 7월 한 달간 코스피에서 7조7303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수익 실현에 나섰다.
또한 지난달 31일 발표된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기준이 종목당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대폭 낮아지면서 연말 대주주 지정 회피를 위한 주식 매각이 잇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자 사이에 퍼졌다.
이와 더불어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국 국채에 대한 투자도 활발해졌다. 미국 주식시장이 고평가됐다는 인식과 함께 채권의 상대적 매력이 부각된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올해 2분기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를 36억9100만달러(약 5조6070억원)어치 순매수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1분기에는 미국 주식 순매수액이 채권의 4배에 달했으나 2분기에는 채권 순매수액(21억6000만달러)이 주식(약 2조9592억원)을 앞섰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내년까지 완화적 통화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금리 인하 시 기존 채권 가격이 오르는 점을 감안하면 자본 차익을 노린 선제적 매수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