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주세요

[Pet] 짠내 나는 그들의 허세…“내가 마, 이 정도다 마!”

2025-09-08 HaiPress

요즘 수리는 물구나무를 서서 소변을 본다. 물구나무를 서기 전에는 한쪽 다리를 쫙 벌리고 수컷마냥 오줌을 눴다. 그보다 더 전에는 전형적인 암컷처럼 쪼그리고 앉아서 눴다. 요즘 스타일은 ‘허세’다.

고양이의 허세 “꼬리 끝까지 부풀려라냥!”

꼬리털을 사방으로 뻗치는 일명 ‘꼬리펑(tail puffing)’은 고양이가 위협을 느끼거나 불안한 상태에서 나오는 방어 행동이다. 예를 들어 적을 만났을 때,자기 몸을 최대한 크게 위장해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기 위해 몸의 털을 바짝 세우는데,이때 꼬리를 하늘로 세운 채 꼬리털까지 부풀리면 몸집이 실제보다 두 배까지 커 보인다고. 허세이기는 해도 꽤 쓸 만하고 충분히 이해가 된다. 실제로 최대한 부풀린 고양이 꼬리는 너구리 꼬리만큼 커 보이기도 한다.

고양이의 꼬리펑은 갑작스러운 큰 소리나 낯선 물체의 등장에 놀랐을 때도 작동한다. 이런 경우에는 고양이가 매우 예민한 상태이므로 스스로 진정하도록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한편,호기심이나 기분이 좋아 흥분했을 때도 꼬리펑을 한다. 집사가 장난감으로 놀아주거나 다른 고양이와 놀이할 때 과몰입해 움직임이 격해지고 흥분도가 오르면서 꼬리가 펑 하고 부풀려지는 것.

개의 허세 “오줌발을 더 높이라개!”

(일러스트 프리픽) 고양이에 비해 개의 허세는 좀 더 하찮고 귀엽다. 미국의 행동 생태학자 베티 맥과이어(Betty McGuire)와 그의 팀은 2년에 걸쳐 개들의 마킹 현장을 따라다녔다. 수백 건의 데이터를 수집해 마침내 개들의 ‘배뇨각(urination angles)’을 계산하기에 이르렀으니,개들은 다리를 85도에서 147도로 벌려 소변을 보았으며,덩치가 작은 개일수록 이 각도가 크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개가 보이는 대표적인 허세는 ‘물구나무 마킹’이다. 영어로 ‘핸드 스탠드 피(Hand Stand Pee)’라는 용어도 있다. 이 행동이 허세인 이유는 개들이 오줌 높이로 상대 개의 덩치를 가늠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개가 크면 벽면의 오줌 흔적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작은 개는 최대한 흔적을 높여 자신의 체구를 과장하려 다리를 더욱더 넓게 벌리고,그것으로도 성에 안 차 아예 물구나무서기까지 불사한다는 것. 자신의 소변으로 다른 개의 흔적을 덮거나,자기보다 몸집이 큰 개에게 자신의 존재를 어필하려는 의도라는 견해도 있는데,이들도 허세와 다를 바 없다.한편,물구나무서기를 허세가 아닌 순수 목적적 행동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오줌이 다리털에 묻는 게 싫어서,다리가 아파 쪼그리고 앉기 힘들어서,덩치가 작을수록 유연해서 등이 이유일 수 있다고.[글 이경혜(프리랜서,댕댕이 수리 맘) 일러스트 프리픽][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96호(25.09.09) 기사입니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다른 매체에서 재생산되었으므로 재 인쇄의 목적은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지,이 웹 사이트가 그 견해에 동의하고 그 진위에 책임이 있으며 법적 책임을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이 사이트의 모든 자료는 인터넷을 통해 수집되며, 공유의 목적은 모든 사람의 학습과 참고를위한 것이며, 저작권 또는 지적 재산권 침해가있는 경우 메시지를 남겨주십시오.
©저작권2009-2020 제주재경일보    연락주세요 Site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