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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엔 스릴러’도 옛말…여름 극장가서 공포영화가 사라졌다

2025-08-25 HaiPress

가볍고 유쾌한 영화가 인기


코미디 ‘좀비딸’ 500만 돌파


‘28년 후’ ‘발레리나’ ‘신명’


공포·스릴러 영화 실적 저조

영화 ‘좀비딸’의 한 장면. 좀비를 코미디 영화로 풀어낸 이 작품은 최근 누적 관객 수 500만명을 돌파해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NEW 등골이 오싹해지는 무서운 영화로 무더위를 날린다는 말도 이제는 옛말이 됐다. 액션 블록버스터만큼이나 여름철 박스오피스에서 빼놓을 수 없었던 공포·스릴러 영화들이 자취를 감춘 것. 이들을 대신해 여름을 대표하는 영화로 새롭게 떠오른 것은 가볍고 유쾌한 코미디 영화들이다. 이제 극장가에선 ‘폭소로 무더위를 날리자’는 말이 더 자연스러워졌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KOFIC)에 따르면,올 여름(6월 1일~8월 24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는 최근 누적 관객 500만명을 돌파한 ‘좀비딸’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좀비딸’은 세상에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된 딸 수아(최유리)를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한 딸바보 아빠 정환(조정석)의 이야기를 다룬 코미디 영화다.

좀비는 주로 공포 영화의 소재로 쓰여 왔지만 ‘좀비딸’은 이를 난처한 상황과 웃음 포인트로 삼아 러닝타임 내내 관객을 웃고 울게 해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 개봉 직후 ‘좀비딸’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던 ‘악마가 이사왔다’ 역시 소재는 귀신이지만 공포 영화가 아닌 코미디 영화로 신선한 재미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자신을 악마라 칭하는 엉뚱한 귀신에 씌어 새벽마다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선지(임윤아),그녀를 지키려는 선지 아버지 장수(성동일)와 청년백수 길구(안보현)의 이야기다.

특히 ‘좀비딸’은 브래드 피트 주연의 대작 ‘F1 더 무비’(누적 관객 450만명)보다도 한 달가량 늦게 개봉했음에도 흥행 기록을 단숨에 뛰어 넘어 눈길을 끈다. 심지어 올해 개봉한 전체 영화를 놓고 비교해봐도 실적이 가장 좋다. 계속되는 극장가 불황으로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339만명)과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222만명) 등 유명 프랜차이즈 영화나 제작 단계부터 주목 받았던 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영화 ‘미키17’(301만명)도 넘지 못한 벽을 넘어선 것이다.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의 한 장면. 귀신이 등장하는 영화지만 공포스럽지 않은 코미디 영화다. CJ ENM 반면 여름철을 겨냥해 개봉한 공포·스릴러 영화들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아파트 층간소음 갈등으로 번진 살인 이야기를 다룬 ‘노이즈’가 유일하게 100만 관객을 넘겼을 뿐이다. 분신사바 등 주술에 심취한 윤지희(김규리)를 둘러싼 의혹을 추적하는 ‘신명’(78만명)이나 전작 이후 18년 만에 돌아온 영국의 좀비 공포 영화 시리즈 ‘28년 후’(36만명),살인자들의 추격전을 담은 ‘존 윅’의 스핀오프 작품인 스릴러 영화 ‘발레리나’(31만명),조회수가 간절한 공포 유튜버의 이야기인 호러 영화 ‘괴기열차’(10만명) 등은 상업영화임에도 흥행에 실패했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수년 간 이어져 왔다. 지난해 여름 극장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작품은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 2’(878만명)이었고,공포 영화인 ‘에이리언: 로물루스’(156만명)나 스릴러 영화인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68만명),‘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55만명) 등은 코미디 영화인 ‘핸섬가이즈’(177만명)보다도 관객 수가 적었다. 2023년 여름에는 누적 관객 100만명을 넘긴 공포·스릴러 영화가 단 한 작품도 없었을 정도다. 팬데믹 이전까지만 해도 여름철 박스오피스에 꾸준히 공포·스릴러 영화가 순위권에 올랐던 것과는 확연히 대비된다.

여름철에조차 공포·스릴러 영화들이 이처럼 관객의 외면을 받게 된 데는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콘텐츠 소비 트렌드가 바뀐 영향이 크다. 우선 심각하고 무거운 주제보다는 가볍게 흥미를 끄는 주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특히 영상 콘텐츠의 경우 짧고 간결한 형태의 숏폼이 주류로 새롭게 부상하면서 긴 호흡의 스토리 안에서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공포·스릴러 영화는 ‘빨리 빨리’ 흥미 위주의 다양한 콘텐츠를 보고 즐기는 소비자들의 요구와는 맞지 않게 된 것이다. 이는 오히려 B급 세계관을 지닌 코미디 영화가 엉뚱한 매력으로 의외의 선방을 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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